미국 신용카드

[미국 신용카드] 왜 만들어야 해요? / 캐쉬백 vs 마일리지

용쥐 2025. 5. 19. 14:18

신용은 자본주의 사회의 알파이자 오메가이다. 모든 거래가 신용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은행에 돈을 예금하는 것, 대출을 받아 자동차 혹은 집을 구매하는 것, 회사 및 개인이 물건을 거래하는 것 전부 신용이 없으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렇듯 신용의 중요성은 하나하나 강조하기가 입 아플정도이고 대부분의 사람이 그 중요성을 이미 알고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신용이 좋으면 어떤 점이 좋은가? 가장 직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것은 바로 대출이다. 신용이 높은 사람, 즉 믿을 만한 사람에게는 대출 이자율(=비용)도 낮아지고 더 많은 금액을 대출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고 신용이 낮은 사람은 반대로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여 대출을 받아야한다. 그렇다면 이 신용이 높다, 낮다는 어떻게 평가 할 수 있을까?

미국의 모든 사람에게는 신용점수 라는 것이 있어서 그들의 신용도가 정량화 되어있다. 그러므로 신용점수를 높게 유지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용점수를 높이는 방법, 즉 내가 돈을 빌려줄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 바로 신용카드 사용을 통해서 

'나 계속 이만큼의 돈을 빌려서 소비를 하고 매달 그 돈을 갚았어. 나 믿을만한 사람이야'

라는 메세지를 보내주어야한다. 

그러니 신용카드 사용은 미국에서 필수이고 이왕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 조금 더 효율적이고 최대한의 혜택을 뽑아먹으면서 사용해보자는 것이 이 포스팅의 요지이다.

 

미국 신용카드의 세계는 정말 복잡하고 다양하다. 연회비가 $0 인 카드부터 $700 육박하는 카드, 다양한 호텔 체인, 항공사 연계 카드, 카드 회사 고유의 신용카드 등 알면 알수록 복잡하고 다양한 규칙에 많은 사용자들이 필요감을 느낀다.

신용카드 종류를 다양하게 나눌 수 있지만 내가 볼 때 가장 기초적인 분류는 '캐쉬백 카드' 와 '포인트(마일) 적립 카드' 이다.

캐쉬백 카드는 말 그대로 내가 쓴 금액의 일정 %만큼 캐쉬로 돌려주는 카드이다. 대부분의 캐쉬백 카드는 연회비가 없거나 낮아서 이제 막 미국에 오거나 처음 크레딧 히스토리를 쌓는 사람에게 유용한 카드이다.

포인트(마일) 적립 카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신용카드 회사 자체 포인트 카드' (Chase 의 Ultimate Reward, UR / Amex 의 Membership Reward, MR / Citi 의 Thankyou Point, TYP 등) 와 '호텔 및 항공사 마일 카드' (Delta, American Airline, Hyatt, Hilton, Marriot 등) 이 있다. 신용카드 회사 자체 포인트는 대부분 다른 호텔 및 항공사 포인트로 전환이 되는 경우가 많고 각 회사마다 전환 할 수 있는 호텔과 항공사는 각각 다르다. 연회비는 $0 카드부터 큰 금액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내가 본 미국에 있는 유학생 혹은 직장인 (인종, 국적, 신분 상관없이) 들을 봤을 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 할 수 있다.

    1. 연회비도 무섭고, 여행도 잘 안간다. 그러니 무조건 캐쉬백카드! 
    2. 남들이 추천해줘서 이 카드를 만들긴 했는데 이 포인트를 어떻게 쓰는지, 혜택은 뭐가 있는지 잘 모른다. 그냥 남들이 만들라고 할 때 따라서 만드는 스타일 
    3. 어떤 카드가 좋은 오퍼를 주는지 찾아보고 어떤 혜택이 나한테 잘 맞는지 공부하면서 쓰는 사람

나의 경우도 3번의 경우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적어도 뉴스를 찾아보고 게시판들을 공부해서 최적의 카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대부분의 내 주변 지인들은 1,2 번에 해당한다.

이 포스팅은 1,2번의 사람들을 미국 신용카드 세계로 올 수 있게 설득 할 수 있는 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작성되고 있다.

캐쉬백 카드, 과연 정말 최선일까?

흔히 캐쉬백 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하는 말이다.

"이걸로 지난달에 $100 돌려 받았어"

"연회비도 없이 매달 몇십불씩 돌려 받는데 이게 최고 아니야?"

그러나 여기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도록 해보자. 다음과 같은 예를 들어보겠다.

    • 3% 캐쉬백 카드를 사용하는 A
    • 3X 적립 체이스 카드를 사용하는 B (많이 쓰이는 체이스 사파이어 프리퍼드 카드를 사용한다고 가정)

둘다 $1,000을 사용했을 때 A에게 들어오는 돈은 $30, B한테 돌아오는 것은 3,000UR 포인트이다.

그럼 이제 3,000UR 포인트를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서 A 와 B 중 누가 더 큰 혜택을 받는지 알아보자

- 3,000UR 포인트를 그냥 캐쉬백으로 쓸 때

3,000UR 포인트를 그냥 캐쉬백으로 바꾸게 되면 그 가치는 1UR point = 1 cent 로 계산되어서 3,000UR = $30 이다. 이 경우엔 A와 B 모두 동일한 혜택을 받았다.

-3,000UR 포인트로 여행에 사용 할 때

Chase Travel 포탈에서 UR 포인트를 캐쉬처럼 사용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사파이어 프리퍼드를 가지고 있으면 1UR point = 1.25 cent로 전환된다. 즉 3,000UR = $37.5 이다.

더 가성비 있게 쓰고싶다면 항공사나 호텔 등 파트너 브랜드로 전환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로 전환해서 쓰는건 언제나 극성수기에 움직여야만 하는 유학생에겐 좀 버거울 수 있기 때문에 호텔로 예시를 들겠다. 이번 여름 뉴욕으로 여름휴가를 간다고 가정해보겠다.

7월 중 파크하얏트 뉴욕 1박 가격은 캐쉬로 약 $925가 필요하다. 같은 날짜 같은 방을 포인트로 하게 되면 40,000포인트가 필요하다.

즉 40,000UR = $925, 1 UR = 2.31 cent 라는 무지막지한 비율로 전환이 된다.

위의 비율로 계산해보면 3,000UR = $69.3 의 가치를 가지게 된다.

여기까지 설명했을 때에도 캐쉬백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보통 다음과 같이 얘기한다.

" 난 여행 잘 안 가는데? 이거 완전 여행 갈 때만 이득인거 아냐?"

맞다. 여행을 가지 않게되면 이런 이득을 누리지 못한다. 하지만 정말 평생 여행 한 번 안하고, 호텔 숙박 한번을 안하고 매일 밤 잠을 집에서만 잘 것인가? 급작스레 어딘가로 여행을 가야할 수도 있고 심지어 위의 방법들은 타인의 이름으로 발권 및 예약해 줄 수도 있다. 즉 하다못해 부모님 효도라도 시켜드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이 바보야! 연회비는 왜 생각을 안하냐! 저건 비싼 연회비 때문에 그런것 아니냐. 연회비도 같이 고려를 해야한다."

맞다. 연회비도 아주 중요한 요소다. 카드사 입장에서 연회비는 꽤나 주요한 수입이고 이 연회비를 관리하지 않으면 신용카드 게임에서 카드회사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카드를 처음 열었을 때 카드회사에서 주는 사인업 보너스다. 이 사인업 보너스가 있기 때문에 이 신용카드 게임에서 우리같은 일반 소비자들이 더 유리할 수 있게 된다.

위에서 가정한 Chase Sapphire Preferred 카드로 예시를 들어보겠다. 연회비는 $95 이지만 카드를 만들고 스펜딩 조건 (3개월 $4,000 / 종종 바뀌고 또한 카드마다 천지차이다) 을 충족시키면 60,000UR 포인트 (이 역시 종종 바뀐다, 더 높은 사인업 보너스를 줄 때가 있다. 나는 80,000UR 포인트를 받고 카드를 열었다) 를 준다. 즉 위의 계산대로 하면 60,000UR 포인트는 최소 캐쉬백으로 바꿔도 $600 부터 최대 $1,386의 가치를 지닌다. 즉 사인업 보너스 받은 것만으로도 최소 6년치의 연회비를 내고도 남는다.

거기에 각 카드마다 다르지만 연회비를 일정부분 퉁(?)칠 수 있는 혜택들도 있다. 예를들어 Chase Travel Portal을 통해서 호텔을  예약 하면 1년에 한번 $50 크레딧을 돌려준다. 이것만으로도 연회비를 크게 줄일 수 있고 그에반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크다.

하지만 언제나 장점만 존재할 수는 없다. 다음은 내가 생각하는 포인트 적립카드의 위험성이다.

  • 관리의 귀찮음

카드의 개수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혜택을 누리는게 조금 복잡해 질 수 있다. 내 경우에 현재 갖고있는 신용카드가 8개인데, 각 사용처마다 어느 카드를 사용해야 적립이 최대로 되는지, 어떤 날은 어떤카드의 프로모션이 있는지, 사인업 보너스 받고 잘 안쓰는 카드라도 최소 몇 개월에 한번씩은 소액이라도 결제를 해야하는게 있기 때문에 복잡해진다. 또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원하지 않는 여행 (=지출) 을 해야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 신용관리의 위험성

간혹 가다가 카드를 쓰는 사람들 중에 신용카드 대금을 제때제때 갚지 못해서 이자를 내거나 크레딧 점수 관리에 실패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사실 이런사람들은 포인트고 캐쉬백이고 그냥 debit 카드 (=체크카드) 를 사용하는게 더 나을 수 있다. 또한 크레딧 카드를 자주 열게 되면 그만큼 신용조회를 자주 하게되는 뜻이므로 역시 신용점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니 적절한 페이스를 조절하며 좋은 딜이 뜰때마다 카드를 천천히 만드는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주변 지인들에게 신용카드에 대해서 설명하고나서 반드시 뒤에 붙이는 말이 있다.

"제대로 관리할 자신 없으면 시작하지 않는게 나을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자잘자잘한 혜택들 받으면서 사용하는것을 좋아하는데 사람에 따라 이것을 매우 귀찮아 할 수도 있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은 안하는게 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긴 한다. 그러나 잘만 사용하면 여행경비를 무지막지하게 줄일 수 있는 이 게임을 많은 사람들이 잘 이용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