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활

[미국 생활] 플로리다 대학교 (University of Florida) 대학원생 기숙사 리뷰

용쥐 2025. 6. 21. 02:19

이전에 내가 쓴 '집 구하기'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집 구하기의 핵심은 결국 내가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냐와 같다.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를 포기해야하는데 그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 깔끔함
  • 혼자살기
  • 가격

링크:  https://yongjoo.tistory.com/14

 

[미국 생활] 집 구하기 - 어디서 살죠?

새롭게 미국에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 사람이 제일 먼저 알아보는게 무엇일까? 은행? 차? 맛집? 전혀 아니다. 바로 집이다. 공항에 내린 후 캐리어 몇개 들고 노숙을 할 수는 없으니 임시로

yongjoo.tistory.com

 

 

어느 하나도 포기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내가 본 대부분의 학생들은 '혼자살기' 항목을 포기해 룸메이트를 구해서 같이 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만약 룸메이트가 정말 잘 맞는 사람이면 아무 문제없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룸메이트 없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껴졌고 처음 게인즈빌에 왔을 땐 1번 깔끔함을 포기한 아파트에 살았었다. 하지만 깔끔함을 너무 많이 포기한 나머지 인간 룸메이트는 없었지만 수십만-수백만 명(?)의 곤충 룸메이트 (바선생님)과 함께 살았다. 결국 견디지 못하고 플로리다 대학교 대학원생 기숙사로 옮겼다.

 

플로리다 대학교 대학원생 기숙사는 어떻게보면 저 세 가지중 하나도 완벽하게 포기하지 않는 하우징 옵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게 어딨냐! 라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이 게인즈빌 안에있는 하우징 옵션 중 저 세 가지 항목의 밸런스를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옵션이라고 생각한다. 룸메이트 없이 혼자 살 수 있고, 아파트 건물이 오래되긴 했지만 학교에서 관리를 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기 전 한번 싹 갈아엎고 받기 때문에 막 바선생님이 나오거나 엄청 상태가 나쁘거나 그렇진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격이 왠만한 단점들을 다 뒤엎을 만큼 저렴하다. 지금 현재 이글을 작성하고 있는 2025년 여름기준으로 1bed 아파트 $844, 2bed 아파트 $924 이다. 유틸리티 (전기세 등등) 을 합쳐도 대략 1 bed $900, 2 bed $1000 언저리에서 렌트비를 해결 할 수 있다. 혼자서 학교 밖 아파트에서 2 bed 아파트를 구하면 최소 $1,500 에서 $2,000 을 써야하는데 대학원생 하우징은 거의 25%~50% 저렴하게 거주할 수 있다. 이렇듯 UF에 있는 박사과정학생들에게는 대학원 하우징이 꽤나 매력적인 옵션이다.

 

그럼 왜 자꾸 박사과정 이라고만 말하는가 궁금해 할 수 있다. 내가 입학했던 2021년에는 대학원 하우징이 선착순 클릭이었다. 마치 대학교때 수강신청하듯이 먼저 클릭을 해야 그 방을 가져갈 수 있었다. 아무래도 한국인들은 학부 기간동안 매 학기 휴학과 등록금을 걸고 하는 하드 트레이닝을 마치고 왔기 때문에 다른 나라 학생들에 비해 기숙사를 선점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그 때의 기억을 살려 내 모든 신경을 오른쪽 검지손가락에 집중시켰고 2021년 10월부터 기숙사에 살 수 있었다.

 

그러나 2022년 4월부터 이런 방식은 너무 많은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불공정하다고 생각한 학교가 그때부터 웨이팅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입학 후 하우징 어플리케이션을 넣으면 웨잍리스트에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이 생길때마다 차례대로 순번이 돌아오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도 솔직히 공정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게, 워낙 학교밖 아파트 렌트비가 많이올라서 한번 들어온 사람은 졸업전까지 왠만하면 이사나가지 않았고 그렇다보니 지원서 넣고 2년 정도는 기다려야하는게 요즘 평균이다. 그렇다보니 석사과정으로 입학한 학생은 졸업 직전에서야 차례가 돌아오거나 혹은 졸업때까지도 차례가 안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난 이 방식이 또다른 불공정을 불러온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한데, 뭐 어쩔 수 있나 규칙을 만들면 따라야 하는것인들

 

플로리다 대학교 대학원 하우징은 총 세 개의 아파트가 있다.

  • 다이아몬드 아파트
  • 탱글우드 아파트
  • 코리 아파트

이중 나는 탱글우드에 한 6개월 살아봤고, 다이아몬드에 현재 3년 넘게 거주중이고, 코리 아파트에는 친한 친구가 있어서 종종 놀러간다. 이 포스팅에선 사진과 함께 UF 대학원 기숙사에 대해서 장단점을 한번 설명해보겠다.

 

다이아몬드 아파트

처음으로 소개할 아파트는 다이아몬드 아파트이다. 우선 위치가 어디인지 지도를 통해서 보여주겠다.

다이아몬드 아파트 위치, 검은색 사각형 안이 학교다.

 

우선 다이아몬드 아파트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위치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학과 건물들은 주로 학교의 오른쪽 부분에 많이 위치해있다. 그러니 학교까지의 거리가 대부분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점이 아주아주 큰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까지 위치의 장점을 크게 강조하는 위치는 다른 아파트는 위치적인 면에서는 조금 불리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다른 아파트 설명할 때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이번엔 다이아몬드 아파트 사진을 좀 보여주겠다. 

 

 

일단 전반적으로 주요한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벽돌집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셋째돼지집이라고 하는데, 나무집이 대부분인 미국집에서 벽돌집은 큰 장점이 하나있다. 바로 층간소음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이다. 다른 두 아파트에 비해 다이아몬드 아파트의 가장 큰 장점중에 하나가 바로 층간소음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3년 넘게 살았고 현재 우리 옆집엔 신혼부부와 신생아가 살고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아이 울음소리나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솔직히 매너가 엄청나게 좋게 살았다고는 말 하지 못하겠지만 밑에집에서 한번도 층간소음으로 컴플레인을 걸어본 적도 없고, 다른 동에 사는 모든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층간소음을 경험해 본 사람은 없었다.

 

이번엔 다이아몬드 아파트의 단점을 한번 말해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하면 아마 1번으로 나올 대답이 바로 면적 + Floor plan (방 구조?) 이다. 우선 다른 아파트에 비해 면적이 매우 작다. 1 bed는 522 sq ft, 2bed 는 714 sq ft 즉 평수로 계산하면 대략 15평(1bed) 20평(2bed) 정도 된다. 한국서 내가 자취하던 원룸이 5평인걸 생각하면 너무 넓어졌지만 미국이라는 나라의 걸맞지 않은 좀 소소한 집 크기인건 맞다. 

 

1 bed 아파트는 사실 floor plan을 불평할 부분이 크게 없긴 하다. 거실과 방한칸이 있으니 거기에 좋게 배치하고 말고가 그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은 다이아몬드 아파트 1bed floor plan이다.

다이아몬드 1 bed floor plan

 

문제는 내가 지내고있는 2bed 아파트 floor plan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거실이 매우 좁아졌다. 그리고 젤왼쪽의 큰방을 보면 벽 하나가 설치되어있다. 옷장과 분리를 시켜놓을것 같은데 이 벽이 굉장히 공간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뭔가 전체적인 집 크기는 크게 늘지않은 상태에서 방을 두 개나 만드려다 보니까 이런 괴의한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다이아몬드 2 bed, floor plan

 

또 다른 단점 중 하나는 위치에 관한 것이다. 위에 올린 지도에 검은 사각형 중 왼쪽 선에 다이아몬드 아파트가 굉장히 근접하게 위치해있다. 저 검은색 도로는 13번가라고 부르는데 저 길이 이 게인즈빌의 약간 복부대동맥 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만큼 교통량도 많고 사람도 많다. 이 말을 다르게 해석하면 사고치는 대학생도 많고, 사고나는 자동차도 많고, 경찰차 출동하는 일도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집에서 심심치않게 들린다. 그 부분은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노는 게임데이나 할로윈 시즌엔 아주 사람이 많고 사이렌 소리나 사교회 (fraternity, sorority 등) 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도 방에서 들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탱글우드 아파트

학교 밖에 위치한 기숙사 탱글우드

 

탱글우드 아파트는 대학원 기숙사 중 유일하게 캠퍼스 밖에 있는 아파트다. 이 위치가 단점도 될 수 있고 어떻게 보면 또 장점이 될 수 있다.

 

먼저 단점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다. 당연하겠지만 차량없이 탱글우드 아파트에서 살기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근처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식료품점도 가까이 있지않고 버스도 있긴 있지만 긴 배차간격 때문에 그리 실용적이지 않다. 그래서 탱글우드에 살 계획이라면 차량구매는...솔직히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장점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좀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지만, 학교 밖에 있으니 좀 퇴근하고 집에 갈 때 진짜 '집'으로 가는 느낌이 좀 더 있다. 집이 캠퍼스 안이면 캠퍼스 밖으로 안나가는 날도 종종 있게 되니 그런 리프레쉬하는 느낌이 없게되는데 탱글우드 산다면 그런느낌은 없을 수 있다.

 

학교 밖에 있는 특징때문에 탱글우드 사는 학생들은 Green 주차권을 신청 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 및 코리아파트 거주민들은 거주하고있는 아파트에만 주차할 수 있는 Brown 주차권 밖에 신청할 수 없다. 그러므로 평일 일과시간엔 학교안에 다른곳에 주차할 수 없다. 그러나 탱글우드 거주민은 Green 주차권을 신청할 수 있고 이 Green 주차권으로 주차할 수 있는 곳은 학교 안 곳곳에 있다. 그러나 이것도 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대부분의 공대생은 제일 대표적인 Green 주자창인 Commuter Lot 에 주차하고 10분이내에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주로 사용하는 건물들이 있지만 어떤 전공은 (ex 교육학, 경영학) 주로 사용하는 건물이 이 주차장과 거리가 매우 먼 경우도 있다. (도보 20분 이상) 그래서 이것도 반드시 기숙사 선택시 고려사항이 되어야 한다.

 

다음 탱글우드 아파트의 장점은 바로 면적이다. 진짜 넓다. 투베드 아파트는 진짜 넓어서 혼자 살기에는 꽤 (+아주) 넉넉하다. 어떤 사람은 '이런 넓은집에 별로 가구도없이 휑하게 있으니 좀 외롭다' 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그저 기만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탱글우드의 장점은 바로 수영장이 아파트 안에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미국 아파트엔 수영장이 있기 마련이다. 근데 탱글우드 아파트는 어떤 방에 따라선 문 열고 몇 걸음 안에 수영장이 도달 가능한 경우도 있다. 내가 살았던 아파트도 수영장이 매우 가까워서 (도보 1분) 수영복 입고 집밖으로 나가서 수영하고 그대로 집에 들어와서 씻기도 가능했다. 다이아몬드, 코리에는 없는 수영장이 탱글우드에는 있어서 옆 그릴에서 바베큐 구워먹거나 수영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부분도 크게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단점을 한번 말해보겠다. 가장 큰 건 역시 이 탱글우드 아파트는 '둘째돼지 집'이다. 목재로 만들어져서 층간소음에 취약하다. 본인이 1층에 살고있다면 2층에 거주하는 사람이 집안 어디를 돌아다니는지 알 수 있다. 나는 1층에 거주했었고 다행스럽게도 2층에 사는 사람이 집에 많이 안있는 스타일이어서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긴 했지만 이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생각되서 예민한 사람은 신경을 써야할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탱글우드 아파트의 사진을 몇장 보여주겠다.

너무 낡은 탱글우드 지도
길 바로 옆에있는 탱글우드 아파트

 

 

놀랍게도 이건 버스정류장이다.

 

코리 아파트

코리 아파트 위치

 

코리 아파트는 학교의 왼쪽에 있다. 장점으로는 위치가 우선 복잡복잡한 학교의 메인 건물들과 좀 떨어져있다. 그래서 그런지 기숙사같은 느낌보다는 진짜 집의 마을같은 느낌이 덜하다. 그리고 탱글우드와 다이아몬드는 13번가라는 길 바로옆에 있었는데 코리아파트는 캠퍼스 깊숙한 곳에있어서 그런 길거리 소음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그리고 바로 아파트 단지 앞에 Lake Alice Conservation Area 가 있는데 이 호수가 또 나름 이뻐서 동네 산책할 때 좋을 것 같다.

 

물론 밤에는 말고ㅎㅎ

 

저 표지판은 코리에서 찍은 것이지만 세 아파트 전부 다 있고 캠퍼스 곳곳에 붙여져있다. 처음봤을 땐 꽤나 위협적인 이 표지판도 이제는 별로 안무섭게 느껴지는 걸 보면 어느새 안전불감증에 익숙해져버린 내 정신상태를 다시 한 번 고쳐야겠단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도 그렇고 한쥐도 그렇고 가끔씩 밤에 산책한다. 물론 아파트 단지내에서ㅎ 다만 밤에 선선해서 산책하기 좋은 시기가 1년에 한두달 정도밖에 안되고 그 나머지는 너무 습해서 산책하기 적절하진 않다. (내 개인적인 의견)

 

다만 이 위치가 주는 또 다른 불편함이 있을 수 있는데 로스쿨 다니는 학생이 아닌 이상 왠만한 수업듣는 건물, 실험실과 거리가 꽤 멀다. 걸어서는 도저히 이동할 수 없고, 버스도 긴 배차간격때문에 한국에서처럼 언제든 나가서 탈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다. 그렇다고 차를 이용할 수도 없는게 코리 아파트에 살면 Brown 주차권을 받게되는데 이걸로는 코리아파트 내에서만 주차할 수 있어서 평일일과시간엔 캠퍼스 내 다른곳엔 주차를 할 수 없다. 그래서 코리에 사는 내 주변 친구는 학교에 갈 때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한다. 내 생각에도 자전거 만이 유일한 방법인것 같다. 물론 비가오면...그땐 잘 모르겠다.

 

만약 아이와 함께 오는, 혹은 아이 계획이 있는 학생이라면 코리아파트도 생각해볼 만 한 이유가 있는데 바로 아파트 바로앞에 데이케어가 있다는 점이다. 데이케어 란 학교에 가기전 애기를 낮에 봐줄 수 있는 한국의 어린이집을 생각하면 된다. 이곳 데이케어 이름은 Baby Gator이다. 이름부터 너무 깜찍하고 학부모의 후기를 들어보면 나름 괜찮은 옵션이라고들 말한다. 무엇보다 집과 굉장히 가까운게 큰 장점이라고 생각된다.

 

 

 

UF 대학원 기숙사 신청서를 넣을 때 원하는 아파트를 선택해서 신청서를 넣을 수 있다. 이 글이 그 기준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절대 안되는 조건의 아파트만 빼고 살라면 살 수 있겠다 하는 아파트는 가능하다고 체크를 해두면 더 빨리 순번이 돌아올 것이다.